장남/장녀의 학습능력이 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 영국 사례
형제 중 나이가 많은 아이의 학업성취도가 B에서 A로 올라갈 때마다
동생의 시험 성적이 약 10% 상승한다.
Cheti Nicoletti, Birgitta Rabe 연구진 영국의 23만 형제자매에 대한 행정 데이터를 이용하여 형제 중 나이가 많은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동생의 학교 성적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다. 형제자매는 보통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가르치면서 숙제를 도우며, 학업 행태, 교육적인 열망과 가치관, 정보 공유를 통해 서로의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교육성과를 위한 형제자매의 역할이 크다면 부모나 학교에서의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형제자매 파급효과을 통해 증폭될 수 있다는 뜻으로, 형제자매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통해 부모 및 공공투자가 아이들에게 이루어지는 외부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형제간의 파급효과는 각 가정마다 다른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에 불평등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소득층 아이들이 저소득층 아이들보다 형제간의 올바른 행동을 본보기로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경제학 논문들을 살펴보면 자녀 발달에 있어 부모-자녀 상호 작용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있지만 형제자매에 관한 상호 작용의 역할은 훨씬 덜 주목받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형제자매 간의 상호 작용은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가질 수 있는 상호작용 중 가장 빈번하고 관련성이 높은 상호 작용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더 큰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사회경제적, 교육적 성취에 관련한 형제간 상관관계는 가정 환경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지만 (Björklund & Salvanes, 2011; Lindahl, 2011; Mazumder, 2008; Nicoleti & Rabe, 2013; Raum, Sørensen, 2006) 이를 통해 형제간 상호 작용에 대한 파급 효과를 정량화할 수는 없다. 사실 경제학자들이 형제간의 상호작용이 교육 결과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살펴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예를 들어, Oettinger (2000), Qureshi (2018a), Joensen and Nielsen (2017), Dustan (2018)는 19세이상의 고등학교 학교 졸업생, 학업 기간, 교과목, 학교 선택에 미치는 인과적 형제자매의 파급효과에 대한 증거를 연구하였다.
또한, Cheti Nicoletti, Birgitta Rabe 연구진은 처음으로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그 또는 그녀의 동생에게 전달되는 정도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더하여 기존 논문에 덧붙인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연구진은 만 16살 아이의 학교 시험 점수가 그의 동생이 만 16세일 때의 시험 점수에 미치는 형제간의 파급효과를 추정한다. 필수 학습 과목(영어와 수학)에서의 스필오버 효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연구진은 과목 선택보다는 기술, 노력, 동기 부여에 대한 형제간의 영향력을 포착할 수 있다. 교육에서 형제간의 파급효과에 대한 새로운 문헌을 추가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정책 개혁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문헌에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형제간의 스필오버 효과를 식별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안함으로써 방법론적 기여를 한다. 또한 가정 배경에 형제자매의 파급효과 영향을 조사하여 저소득층 가정 자녀와 고소득층 가정 자녀 사이 격차의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 형제 간의 스필오버 효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인지능력의 전달 측면에서 형제간의 상호작용의 역할을 평가하기 위해서 부모의 행동 반응이나 다른 혼란을 야기하는 변수들을 가능한 많이 제거함으로써 형제간의 파급효과의 추정치를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영국내의 모든 주에 있는 전체 아동 집단에 대한 행정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는 연구진이 형제자매와 학교 동료들을 식별하고, 여러번에 걸친 아이들 각각의 국가 시험 (영어, 수학) 점수 결과를 관찰 할 수 있게 해준다. 개별 고정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과목별 학교 시험 점수 변동을 사용하며, 관찰되지 않은 과목별 점수로 인한 내생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형제 중 나이가 많은 아이의 학교 시험 점수를 미리 결정된 그의 또래의 학교 성적으로 계측한다.
단순히 아이의 시험점수를 나이가 더 많은 자녀의 테스트 점수로 회귀하는 것은 형제의 파급효과에 대한 일관된 추정치를 산출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측정된 형제의 관계성은 유전적인 능력, 학교, 부모의 투자, 개인의 특성, 형제의 공유하고 있는 환경에서의 유사성에 대해 설명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찰된 요소와 관찰되지 않은 요소의 시험 점수에서 형제간의 관계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수학과 영어의 의무 교육 종료 시점(만 16세) 의 시험점수를 활용한다. 연구진들은 학생내(within) , 교과목 간 (between) 추정을 사용하여 아이들의 시험점수를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형제의 점수로 회귀분석한다. 이는 고정효과 추정이다.
고정 효과 (Fixed Effect) 추정의 두 가지 주요 이점은
1. 형제간 유사한 관계성이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를 혼동시킬 수 있는 것을 제어하고, 형제 중 나이가 어린 아이의 관찰되지 않은 평균 능력과 과목별로 변하지 않는 특성을 통제한다.
2. 학교나 부모님이 투자를 하였지만, 과목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형제의 파급효과를 제어한다. 또한 연구진들은 과목별 학교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동생을 위해 코호트별, 과목별 고정효과에 의존한다.
연구진은 만 16세 어린이의 시험 점수에서 하나의 표준 편차(SD)가 증가하면 SD의 동생의 시험 점수가 약 11%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형제의 시험 성적이 B에서 A로 올라갈 때마다 동생의 시험 성적이 약 10%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동생의 학교 학생당 연간 지출이 약 1,000파운드 증가하는 영향과 맞먹는다 (Nicoletti & Rabe, 2018).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대부분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투자에서 외부효과들이 있었다는 것이 간과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질성 분석에 따르면 형제 중 나이가 많은 아이의 성취도가 높은 경우 동생의 파급효과가 크고, 반대로 형제 중 나이가 많은 이이가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에 동생의 파급효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이 패턴은 다른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가족들에게도 적용된다. 하지만, 혜택 받지 못한 어린이들은 부유한 어린이들보다 나쁜 성적을 내는 형제를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들은 형제관계로부터 이익을 덜 받게된다.
실제로, 연구진들은 저소득층 가정(무상급식 자격에 따라 결정됨)의 아이들이 형제간의 파급효과에서 평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고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은 형제간의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무상 급식을 받을 자격이 있는 어린이들과 받을 자격이 없는 어린이들 사이의 격차의 약 8.4%(SD의 61%)가 형제의 파급효과로 기인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종합하면, 연구진들은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 사이의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 또한 이러한 격차는 가정 환경, 분위기로 인한 형제관계의 상호작용 방식의 차이로 유발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대신에, 저소득층 아이들의 저조한 성과가 형제자매에게 전달되고, 저소득층 아이들이 있는 그룹에 학교 기반의 투자를 하는것이 동생들이 혜택을 받음으로써 무시할 수 없는 외부효과를 가질 것이다. 지난 2011년 영국 정부가 'Pupil Premium' 을 도입한 것도 이런 정책의 한 예다.
이 정책은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는 학생 한 명씩 (현재 중등학교에서 연간 약 1,000파운드, 초등학교에서 약 1,300파운드)의 추가 기금을 배정하고 있으며, 이는 능력과 관계없이 이러한 혜택 받지 못한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지출되어야 한다. 만약 이 기금들이 성취도를 높이는데 성공한다면, 연구진들의 분석은 스필오버 효과가 승수로 작용하고 사회경제적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비록 고소득층 아이들에게 동일한 기금을 투자한다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에 격차가 더 벌어지지만, 고소득층 집단의 더 높은 사회적 승수를 기반으로 하여 전반적으로 더 높은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Nicoletti, C., and Rabe, B. (2019) “Sibling spillover effects in school achievement”, Journal of Applied Economics, 34, 482-501